This game called Life

김태엽, 『사모펀드 투자와 경영의 비밀』 을 읽고.

세상에서 진짜 무서운 사람은 자기가 똑똑한줄 모르고 그냥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여기에 뚝심까지 있다면 그 사람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 대해 느꼈던 생각이다. 운이 좋다면 살다가 간혹 이런 부류의 사람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 적당히 잘해야 질투심도 나고 오기도 생기지, 이런 사람이 가진 work ethic을 보면, 마치 죄를 지은 후 성경을 읽을 때 느낄 것 같은 회개심을 느낀다.

그래도 난 이런 사람들이 좋다. 이런 사람들과 가능한 최대한 가까이 붙어 있고 싶다. 그 이유는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 그냥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와 같은 명석한 사람이 한 곳에서 오랫동안 최고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만화의 주인공을 보듯 응원하고 싶어진다.

내가 가진 달란트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임을 선택하고 그곳에서 끝장을 보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본다. 누구든지 처음 하는 일은 어리숙하다. 남의 떡이 커보일 수 있다. 빨리 성공하고 싶다는 조급함이 고개를 들면 지금 가고 있는 길에서 눈을 돌려 빨라 보이고 쉬워 보이는 길을 찾게 된다. 내가 지금 발을 디딘 길이 험난할 경우 안전해 보이는 길을 기웃거릴 수 있다. 불안함, 조급함, 일상의 불만족(일상 속 감사함이 줄어듬), 상대적인 비교, 선민 의식, 편리한 현실 타협, 자기 연민 등등. 나열하고 보니 핑계 거리를 무한히 만들 수 있겠다.

그만큼 내 전문 분야를 만들고 그 안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또 동시에 rewarding한지 다시금 마음으로 받아들여본다. 얼마나 나 스스로를 믿어야 할지, 또 얼마나 스스로에게 기대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하루 하루 열심히 살다보면 뭐라도 되겠다는 배짱과 포부라 생각한다. 배짱과 포부는 다른 말로 하면 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마치 내가 믿는 신이 살아계신다는 것을 무신론자에게 설명하기 불가능한 것처럼, 난 그것을 믿기에 굳이 남에게 내 신앙을 인정 받을 필요 없는 것이다. 자기 능력을 마음 깊이 신뢰하는 것 하나로 본능적이고 야성적인 결단들을 내리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책에서 자주 언급하는 ‘노빠꾸’이고, 내가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동료들에게 말하는 ‘못 먹어도 Go’다.

인생 자체가 게임이라면, 나는 얼마의 판돈을 가지고 들어갈 것인가. 잃어도 그만인 돈을 가지고 카지노를 어슬렁 거릴 것인가. 아니면 한 번 사는 인생, 세상 한 곳에 자리 잡고 내 삶을 피워볼 것인가. 내가 지난달 싱가폴에 출장을 갔을 때 일정을 마치고 마리나베이샌즈 카지노에 들른 적이 있다. 내 생전 첫 카지노였는데, 20만 원 정도를 칩으로 환전했다. 내가 블랙잭은 조금 할 줄 알아서 배팅 금액이 가장 낮은 테이블에 앉아 몇 판을 했다. 초심자의 운을 믿고 이 돈으로 2배를 불리는 욕심을 냈다. 나는 블랙잭 자체를 즐기기보다 저 딜러를 이겨야겠다는 욕망에 휩싸였다. 나는 카드를 카운팅하는 것은 커녕 블랙잭 게임의 기본 승리 확률도 모르는 상태로 게임을 했다보니 어찌 보면 모든 것을 운에 맡긴 것과 다름 없었다. 결국 헐레벌떡 70달러를 땄지만, 게임을 즐기지는 못 했던 것 같다.

반대로 나와 함께 간 사람은 나보다 조금 더 많은 돈을 칩으로 환전해서, 어차피 잃을 돈이니 제대로 배우고 즐기겠다는 태도로 블랙잭을 했다. 한 게임 하고 챗GPT로 자기의 플레이를 복기하고, 잘하는 사람의 어깨 너머로 플레이를 지켜보다가 다시 자리에 앉아 베팅하는 것을 반복했다. 조금 잃기도 했지만 결국 최신 아이폰 하나 살 정도의 돈을 벌었다. 이것을 보고 느꼈다. 자기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결정하고 도전하는 것과 카지노에서 베팅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결국 중요한 것은, 이 게임을 최대한 길게 즐길 수 있으면서 자기가 세운 규칙에 맞게 배팅하는 것이었다. 그 마인드, 그 태도, 그 결단력 덕분에 그가 처음 가지고 온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따고 카지노를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영원히 멈출 수 없는 고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내 배짱으로 나만의 답을 만들어본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나의 배팅 전략은 무엇인가. 

fin.

알 수 없음의 아바타

글쓴이: Bruce Wayne Lee

Hi, Yo soy Bruce Wayne Lee. I'm Korean and also go by the name of 李俊雨. Hope you find something interesting here and hope to run into you in the near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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