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day is a hunting season.”
Bruce W. Lee
우리는 세렝게티 보호구역으로 들어왔다.

세렝게티에는 태초 대자연의 모습이 그대로 있다. 세렝게티란 이름은 수 세기 동안 이곳에서 삶의 터전을 만든 마사이족이 붙인 이름인데, ‘끝없는 땅(endless plain)’이라는 뜻이다. 어떤 은유적인 묘사 대신 사실 자체로 이름이 되었다. 탁 트인 평야에서 아카시아 나뭇잎을 먹는 기린을 보면 선사시대에 살았던 공룡들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어렴풋이 느껴볼 수 있다. 우린 3일동안 이 광활한 대지를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야생 동물들을 관찰했다.
5월은 우기(wet season)가 끝물에 접어드는 시기다. 11월에서 5월까지를 우기로 구분한다. 11월에서 12월에는 강수량이 점점 많아지는 시기, 3월부터 5월은 비 소식이 잦은 시기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 장마철처럼 매일 비가 오는 것은 아니고 건기(dry season)에 비해 강수량이 훨씬 많아지고 초목들이 초록 초록 잘 자라는 시기라는 것을 주로 의미한다. 우리가 여행했던 4월 말 ~ 5월 초는 우기 시즌이었지만 비는 밤에만 왔었고, 낮에는 소나기가 몇 분 뿌린 정도였다. 또 기온도 선선하고 습하지 않아서 여행하기에 쾌적했다.
세렝게티를 찾는 여행객 중 열에 아홉은 대이동(‘The Great Migration’)을 보기 위해 온다. 대이동은 세렝게티에 사는 초식동물들이 매년 떼를 지어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약 2백만 마리의 누우, 백만 마리의 톰슨가젤, 그리고 30만 마리의 얼룩말이 한 곳으로 이동하는 장관을 선사한다. 신선한 풀과 물을 찾아서 남-북으로 이동하는 것인데, 동선은 탄자니아 세렝게티부터 케냐의 마사이 마라 강가까지의 동선을 1년에 한 번 순회한다.
차를 타고 평야를 가로지르다 보면 저 멀리 지평선에서 검은 덩어리를 볼 수 있다. 가까이 갈수록 그 대단한 검은 덩어리는 수백 마리의 초식동물들이다. 이 거대한 무질서함 안에는 본능에 각인된 일치된 신호가 있다. 수백 마리가 내는 울음소리, 수천 개의 다리가 묵직하게 땅을 울리는 소리는 원시적인 리듬을 만들어 낸다.
초식동물들은 하나의 큰 무리를 만들어 함께 이동한다. 이것은 개체별 생존 확률을 높여서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당도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평평한 대지이므로 몸을 숨길 곳이 없다. 그리고 이 큰 덩어리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주시하고 있는 무리가 있다, 바로 포식자들이다.

포식자들
아쉽게도 우리는 사자의 누우 사냥 장면을 직접 보진 못했다. 그 대신 우리는 기린을 사냥하기 위해 풀 속에 몸을 숨겨 기회를 보는 암사자 무리를 만났다. 9 마리의 암사자들 사이에 대장이 있고, 그녀 앞엔 선봉장이 있다. 대장의 신호에 이 암사자는 기린을 중심으로 반 시계 방향으로 멀리 빙 돌아간다. 하지만 예의 주시하던 아빠 기린에게 들킨다. 작전을 종료한 이 암사자는 무리로 복귀한다.
야생의 공간은 다양한 생존 본능의 집합체이다. 신기한 것은 풀을 뜯는 초식동물들의 근처에서 암사자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치 모든 동물은 영겁의 시간 동안 세대가 대물림되며 먹고 먹히는 생존의 춤을 자연스레 함께 춰왔던 것이다.
육식 짐승 세계에서의 생존 본능은 곧 사냥 방식이다. 사자들은 그룹 사냥을 전개한다. 움직이는 먹잇감의 살을 움켜쥘 튼튼한 근육과 숨통을 끊을 강한 턱은 먹잇감을 몰아세울 완벽한 타이밍을 찾는다. 치타는 사냥감이 눈치채기 전에 폭발적인 속도로 다가가 목을 문다. 표범은 잠행의 동물로, 자기의 활동 영역인 나무 위에서 목표물을 찾아서 기다리다가 그림자처럼 뒤나 위에서 덮친다.
그렇다고 초식동물이 순순히 죽음을 수용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발톱을 피해 도망치려고 한다. 먹는 욕구만큼 살기 위한 욕구는 모든 생명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그래서 포식자는 더더욱 치명의 일격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죽을 생각이 없는 것을 죽여야 하므로 영리하게 사냥해야 한다.
육식동물들은 사냥하는 시간과 짝짓기를 빼면 대부분 쉬면서 시간을 보낸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체력 소모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제한된 야생에서는 나의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가 생존에 직결될 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두는 것이고 기회가 오면 어떻게든 잡아먹으려고 하는 것이다. 짐승들의 본능에는 항상 결핍이 따라다니며 채우는 것을 욕구한다.
사냥에서는 목표물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암사자들이 다 큰 수컷 누우에게 달려들었다면 어려운 사냥감을 고른 것이다. 이것은 성공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 목표물이다. 누우 정도면 소득이 없는 것을 넘어 심하게 다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의 포식자들은 쉽게 잡을 수 있는 먹잇감, 즉 무리에서 가장 약해 보이는 놈을 찾아낸다. 그런 놈은 보통 병들거나 다친 짐승, 그리고 어린 짐승들이다. 이들은 무리가 이동할 때 자연스레 뒤처지거나 위험한 상황에 무리 속으로 빠르게 숨지 못하는 놈들이다. 이런 짐승들은 건강하게 다 큰 놈보다 훨씬 쉽게 잡을 수 있다.

먹잇감
무리에서 약한 먹잇감을 찾아내듯, 사업도 비슷한 사냥방식(?)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단지 먹이 사냥이란 단어 대신 고객 획득이란 단어만 바뀌었을 뿐이다. 좋은 고객 확보 전략은 투입될 자원을 최소화해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고객을 찾아내는 계획이다.
어떻게 하면 내 잠재고객들을 비교적 쉽게 획득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들은 내 말에 비교적 쉽게 설득될 수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내가 두 손을 붙잡고 설명할 필요 없이 먼저 다가와 귀를 기울여 줄 만한 사람들, 지갑을 열 의향이 더 많은 사람들 말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찾으려면 전체 타겟군중 약한 고리(weak links)들을 찾아야 한다.
약한 고리를 찾는 과정은 관찰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어 내가 오가닉 에센셜 오일을 팔아야 한다. 타겟군을 요가 하는 사람들로 정했다고 하자. 요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다 오일 제품을 사용하거나 사용에 거부감이 없을 수 없다. 이 중에서도 오일 제품을 쓰고 있고, 자기 자신을 가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며, 여러 제품을 써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 이들은 내 오가닉 에센셜 오일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한 번 사용해 볼 의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야생 속의 포식자들이나 문명 속의 브랜드들은 모두 생존을 위해 먹잇감/고객을 찾는 모습이 닮아있다고 느꼈다. 제한적인 상황에서 최소한의 힘을 쓰고 영양분을 얻을 수 있는 영리한 이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반대로 약한 고리를 찾지 못 한 이들은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