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절대 공짜가 아니란 걸 잊지마.”
Bruce W. Lee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국제 공항에 도착하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네이선의 사업 파트너인 막시밀리안이었다. 막시가 우리를 첫 숙소 리버트리 호텔에 데려다주었고,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네이선을 만났다. 그가 인사와 함께 내게 처음 건넨 말은 이거였다.
“브루스, 이제는 우리를 믿을 수 있겠지?”
농담 섞인 이 말에 네이선은 여러 의미를 담았음을 나는 느꼈다. 처음 네이선을 소개받고 세 달간 왓츠앱으로 여행 견적과 세부 일정 관련해서 핑퐁을 계속할 때, 난 그에게 뭐든지 근거 자료와 재확인을 요청했다. 그럴 때마다 네이선은 빠르게 답장은 해주었지만, 나의 많은 요청 사항에 대해 시원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는 않았다. 그 대신 그는 ‘나를 믿어주었으면 좋겠다. 나의 제1 목표는 너희 부부가 탄자니아에서 즐거운 여행을 하고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너희가 우리의 서비스에 만족한다면 우리의 앰버서더(ambassador)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난 네이선과 전화 한 통화 없이 이 문자만을 믿고 5백만 원을 송금했다. 물론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Due Diligence는 했다. 코트라(KOTRA) 탄자니아 다르에살람 무역관님에게 네이선의 사업자등록증을 넘겨, 적법한 회사인지, 지금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인지, 연락 정보가 모두 타당한지 등을 체크했다.
미지의 모험을 하기로 결심했다면, 또 그것 외에 대안이 없다면, 비로소 내가 믿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내가 네이선의 여행 서비스를 선택한 유일한 이유는 그를 추천한 Marta를 내가 신뢰하기 때문이다. Marta는 내가 2016년 네덜란드 유학 시절에 만나 같은 학기를 공부했던 친구였고, 그 시절부터 꾸준한 교류로 라포와 신뢰를 축적했다.
큰 결정일수록 감정적인 부분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큰 결정 앞에서 내 마음에 작은 평화를 준 것도 누구에 대한 나의 믿음이었다. 이것은 나만 느끼는 정성적인 근거다. 그래서 모든 거대한 변화나 결정은 남에게 설명하는 것에 한계가 있나 보다. 내가 네이선의 여행 회사를 선택한 이야기를 설명하면 누구나 무모하다고 말했을 것을 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모두 모험 그 자체고, 단지 어느 수준의 모험을 어떻게 택했는지를 이야기한다면, 결국 우린 이렇게 무엇에 대한 우리의 믿음의 값어치를 진지하게 계산하고 평가할 상황이 자주 찾아올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네이선에게 평가한 신뢰치, 즉 믿음의 값어치는 x배가 되어 내게 +로 돌아왔다. 첫 만남에서 그가 내게 한 말, ‘브루스, 이제는 우리를 믿을 수 있겠지?’ 에는, ‘브루스, 우릴 믿고 먼 걸음 해줘서 고마워. 마지막까지 열심을 다해 너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게, 자신 있거든!’ 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나는 여행하면서 그 서비스에 추가 신뢰를 가졌고, 한국에 돌아온 나는 그의 투어 상품의 비공식 한국 앰베서더를 자처한다.

